산길이 부분적으로 포장되어 있어서 흙길이 나오면 반가웠다. 바로 아래에 마을이 있었는데 산을 일부러 끊어서 길을 낸 곳이라 황토흙 속살에 기분 좋았다가 안타깝기도 했으며 하늘을 여러 번 올려다 보았다. 내려오다 블루베리 농장을 만났다. 진한 향기의 꽃이 피거나 열매가 매달렸으면 얼마나 예뻤을까! 밖에서는 포대에 담아 키우고 있었는데 나무가 실했다. 묘목을 판다니 마음에라도 몇 그루 심었다. 사과밭도 있었다. 이런 산중까지 기온변화로 사과가 올라온 것이다. 수확기에 새들이 오는지 망으로 덮었고 이곳에 솔잎이 날아와 구멍마다 매달려서 마치 어깨에 숄을 두른 듯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깊은 골짜기로 느껴진다고 하자 조금만 더 가면 큰 길이 나온단다. 굴다리를 지나... 논두렁에 던져진 들깨덤불을 만나..
겨울준비가 끝나 홀가분하게 물소리길을 이었다. 가기 전날 비가 왔고 가는 날만 괜찮았다가 갔다 온 다음날에 다시 비가 와서 날 잡는데 복 받았다 싶었다. 경의중앙선의 종점인 용문역에서 유명한 은행나무가 있는 용문관광단지까지 걷는 6코스는 돌아올 때 버스를 타고 다시 용문역으로 나와 지하철을 타야만 했다. 물소리길은 이런 장면이 여러 번 나타났었다. 뚝방길처럼 옆으로 물길이 계속 따라오고 벚꽃나무가 양쪽으로 쭉 늘어서 봄이면 황홀할 길이었다. 아침을 먹고 갔으나 이쯤에서 거울 같은 강물에 비친 그림들마저 감상하며 향긋한 커피와 쵸코렛과자 그리고 주먹밥 두 덩이 먹었을 것이다. 산을 앞에 두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춥지 않아 좋았고 아무 걱정이 없었다. 4코스부터 흑천(黑川)이 나타났었나? 상류로 향하..
싱크대밑 난방 조절하는 장치들 안쪽에 주방세제를 놓고 쓰는데 세제가 떨어져서 꺼내다 묵직한 것이 손에 닿았다. '어? 뭘까나?' 꺼내 보니 이런 모양이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을 먼저 발견한 후, 나뭇결 모양이라 나무토막이 왜 이리 무겁지? 하다 스톤이라 쓰여있어서 돌이란 것을 알았다. 가로가 약 12cm 세로와 높이가 약 6cm쯤이었는데 혹시 또 있을까 하여 고개를 디밀고 손을 뻗었더니 반대쪽에서 무늬가 다른 또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요번에는 돌과 비슷한 색으로 혹시 찾아보면 더 나올지 모르겠지만 공간이 어두워서 예전 '로마의 휴일' 영화장면처럼 손을 넣었다 어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별안간 떠올라 샅샅이 찾진 않았다. 저울이 없어 무게를 잴 순 없었어도 돌이니까 제법 묵직하여 하나에 500g은 넘을..
김치가 익으니 헤퍼서 푹푹 들어갔다. 총각김치는 익느라 시간이 걸려 이제 시작이지만 다발무로 담근 깍두기를 다 먹었고... 도시락을 싸지 않아 배추김치를 덜 했더니 김치찌개 해 먹을 것도 없을 듯하여 쌀 사러 갔다가 배추 3 포기와 다발무 1단을 배달하였다. 대부분의 물가가 비싸졌는데... 김치 담그는 사람이 적어서 배춧값은 내려가 3 포기에 5980원이었다. 세상에 맛있는 배추가 한 포기에 2000원이었던 것이다. "요즘은 채소가 항상 나오니 때마다 담가 먹지?" "모르시는 말씀!" 조금씩 담그면 힘은 덜 들지만 번거롭고... 날 추우면 누가 하고 싶을 것인가! 3 포기라 배춧잎을 떼어 절이기 쉽게 하려다가... 썰어서 먹는 것은 같아 쪽으로 소금을 적게 넣어 하룻밤을 두었다. 배추 두 망보다 쪽파 엇..
12시가 넘었는데도 눈이 잠 잘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낮에 여고동창들 모임이 명동에서 있었는데 뷔페집이고 시간제한이 없어 4시간쯤... 여유롭게 앉아있었을 것이다. '커피를 늦게 마시긴 했지!' 보통 입장한 뒤 2시간이 넘으면 자리를 비우라 했지만 주인이 달라졌나, 상호마저 바뀌어 점심시간이 지나자 음식을 들고 오가는 사람 없이 근처의 성당에서 오셨나 신부님도 보이고... ^^ 차분하니 자리마다 분위기가 좋았다. 이곳에서 쫓겨나면 찻집으로 이동하기도 했는데 앉은자리에서 모조리 해결하여 절약하기도 했다. 잠이 오지 않으면 억지로 누워있지 말고 무엇이든 하다가 다시 잠 올 때 자라는 이야기가 떠올라 신문을 못 봤으니 누워서 관심 가는 뉴스들을 읽었다. 소식지 19곳을 신청하여 받아보는데 다 읽었는데도 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