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나무가 너무 잘 자란다. 열대지방도 아닌데 왜 이렇게 잘 자라지? 세 번째 잘라서 물꽂이를 하고 있다. 더 이상 크면 화분 옮기기 어려워 그만 컸으면 해서다. 동글동글 참 귀엽다. 물에 꽂아 놓은지 두 달쯤 지났을까. 뿌리마저 실하게 자라 놀라웠다. 생명력이 철철 넘쳐 옆사람도 힘이 나게 만든다. 요 녀석이 두 번째 물꽂이 한 고무나무다. 물꽂이 상태로 오래도록 두었다가 화분이 생겨 흙에 심어줬더니 신이 나 잎을 쑥쑥 내밀었다.. 물마저 무심하게 줬는데 뭘 먹고 자랐을까? 심을 때 알비료나 줬을지 가물가물... ㅎㅎ 기특하였다. 시집이라도 보낼까 마음 먹었으나 고무나무라고 별 인기가 없었다. 군더더기 없는 초록으로 말끔하고 의젓하지 않나? 생장점 윗부분이 흙에 심어준 후 여름부터 자란 부분이다. 이사..
당시에 토지를 4부까지 재미나게 읽다가 5부는 아직 나오지 않아 기다렸었다. 그 후로 5부가 완성되어 책이 나왔단 소식을 들었지만 다른 책을 읽던 중이었고 그 사이 군대에서 낭군이 제대하여(학업 마치고 비교적 늦게 갔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사오며 많은 책들을 버렸어도 낭군이 군에 있을 때(가장 많이 읽던 때임) 읽었던 책들은 남겼는데 머지않아 재활용이나 기부라도 해야 할 것이다. 가난한 시절에 20% 정도를 책과 편지지를 사며 살았으니 마음은 부자로 살던 때였다. 토지 5부를 읽지 않은 채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생각났다가 잊었다가 책을 사자니 아깝기도 했고..ㅎㅎ 마무리를 하지 않자니 궁금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컴에 저장된 전자책에서 어쩌다 'ㅂ'을 눌러 박경리가 뜨면서 '토지..
정확하게는 두 번째 눈이 왔다. 첫눈도 산을 오르며 맞이했지만 셀 수 있을 정도로 날리다 말아 첫눈이라 기억하기 시시했다. 또다시 산을 오르는데 두 번째 눈이 날렸다. 마음속으로는 첫눈이었다. 쌓일 만큼은 아니었지만 제법 눈발이 앞을 가렸다. 첫눈이라니 그리운 사람을 떠올려봤다. 학창시절 멀리서 보면 기분 좋은 사람이 있었지만 부모님은 살아계시고 딱히 떠올려지는 사람이 없었다. 첫사랑이 낭군이라 옆에 있어서 나름 시시한가? 아니야, 그랬기 때문에 이 남자와 살았더라면, 저 남자는 어땠을까란 미련 없이 복잡하지 않아 다행스럽다 말하겠다.^^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하니?" "글쎄, 아무런 생각 없을 때도 많아." 어떤 글에서 읽은 복식호흡 30회에 들어갔다. 숨을 들이쉬며 배를 불리고 뜸 들일 수 있으면 그..
방을 트면 넓게 써서 좋지만 이중창이 아니라 북쪽에 놓인 문간방에는 찬바람이 솔솔 불었다. 여름에는 시원한 맛에 그냥 살았는데 요번 겨울에 우리도 뽁뽁이를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비닐을 사러 가자니 부피가 있으니까 택배로 주문하자고 하여 25000원 정도가 들었을 것이다. 뒷산에 다녀오니 방 창문에는 했다며 자랑을 한다. "와우~~ 바람이 없어 훈훈하네?" 진작에 할 것을 그랬다고...ㅎㅎ 멀리 경기도에서 결혼식이 있어서 김장에 이어 피곤했기에 잠시 누웠는데 밖에서 무엇을 하는지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비닐이 많이 남아 다른 창문에도 하려고 재단을 했단다. 준비물로 줄자는 재단할 때, 커터칼과 막대자, 물뿌리개, 마른 수건이 필요했다. 아참, 물휴지도 시작 전 창문을 닦으며 요긴하게 쓰였다. 언뜻 생각..
마트에서의 일정과 나의 김장하기 계획이 맞아서 주부의 마음을 잘 읽는다며 기뻤다. 뭐라도 담그면 양념이나 재료가 남아 그다음에 활용하면 좋으니까! 해마다 고랭지 배추로 했는데 올해는 해남배추가 닿아 배달(요번에는 벨을 눌러주었음)이 되어 잘라 보니 길이가 짧으며 속이 노랗고 고소한 냄새에 시작부터 기운이 났다. 망에 배추를 욱여넣다가 상처 난 잎을 제외하면 파란 잎을 모두 사용하였다. 다발무 한 다발과 하루 전의 쪽파값에 비해 (5600원이었다가 9800원으로 뜀) 너무 올라서 추위가 찾아와 작업을 못 했을까 싶었다. 다발무의 무청이 모조리 떨어져 그냥 버릴까 하다 추렸더니 생각보다 많은 양이라 버리지 않길 잘했다. 삶아서 고기 한 근을 달달 볶다가 무시래기 몽땅 넣고 된장국을 끓였는데 해장국처럼 얼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