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죽공예가 있다고 해서 밖에 나갔다가 점심시간이 지나 전화해보니... 오전반은 벌써 마감이 되었단다. 오후반도 좋다고 했다. 각각 20명 모집인데 처음에는 사람들이 차질 않아 홍보방송을 하는 형편이었으나 지금은 몇 동에 사는 누구인지 확인하는 경쟁력이 생겼다. 10개 남은 것으로 보아 열 번째 도착했었나 보다. 구청에서 협조해주고 아파트 관리실과 부녀회인 푸른봉사회에서 주관했는데... 이런 교실을 열어 주민들과의 화합을 추구한다니 우리나라가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할까! 여러 색 앞에서 잠시나마 고민하다가... 과감하게 하나밖에 없던 노란색을 골랐다. 지금까지 우중충한 옷들과 가방을 들었으니 조그만 백이라도 바꿔보자며... ㅎㅎ 들고 와서 꺼내보니 가방 안쪽은 자줏빛이라.. 모두 노란색인 경우보다..

입맛도 변하는 것을 느낀다. 영양이 많다는 고구마를 점심이나 간식으로 좋아 항상 옆에 두고 먹었는데 요번에는 이른 봄에 산 것을 다 못 먹었더니 새로운 수확철이 다가와 그런가 싹이 무성하게 나서 여러 번 제거해 주었다. 자리를 차지하며 싹은 잘라도 계속 나와서 모조리 삶아 개운하게 말려보기로 했다. 말랭이가 값이 나가는 것을 보면 좋은 방법 같은데 이제서 그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삶은 날부터 날이 흐리기 시작하더니 2차 장마가 시작되어 괜한 일 저질렀구나 싶었다. '건조기도 없는데 어떻게 말리나!'^^ 선풍기를 틀어주다가 오며 가며 부채도 부쳐주고 창가 바람을 이용했다가 밤에 에어컨 틀 때는 밑에 놔주기도 하였다. 어느 정도 말라서 소쿠리 하나로 통일하게 되자, 야호~~~~~ ^^ 상하지 않아..

낚시가 취미인 사람이 주변에 있어 이따금 생선이 전해지는데 요번에는 한치가 전달되었다. 완도까지 내려가 100마리 정도 잡아 처치(?)가 곤란하다니 먹어주는 것이 도와주는 셈인가! 작은 배를 바다에서 타면 멀미 나던데 어떻게 서서 낚시까지 할까 부러웠다. 다리 길이가 한 치(약 3.3cm)라서 한치라나? 한치를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잡히는 철이 6~ 8월까지로 짧아 값이 나간단다. 30~ 40cm로 제법 컸으며 다리가 몸통에 비해 짧았고 지느러미는 오징어보다 넓고 길었다. 뒷산에 다녀와 저녁을 하고 설거지에 해부까지 하려니 다리가 쉬고 싶다 했지만 먹을 생각에 꾹 참았다. 몸속에서 야무진 투명한 뼈가 나왔다. 쪄서 초고추장 찍으면 맛있다는데 냉동으로 전해졌고 요즘같이 습한 기온에서는 음식이 금방 상해서 ..

방학이면 만나는 친구들이라 비가 온다고 했지만 약속을 미룰 수 없어 단단히 마음먹고 나가려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날이 좋아 행복한 웃음이 나왔다. '우리 만나는 날에 福이 찾아왔구나!' 만나기로 한 광화문역 4번 출구! 이곳에서 바라보는 장면도 멋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오른쪽인 이쪽만 車線을 살리고 장군의 왼쪽으로는 나무를 심어 공원화되어 있었다. 뭉게구름이 실감 나지 않았다. 찻길을 건너 장군님 앞에 섰다. 조선 공신에 들지도 못한 장군님이지만... 우리가, 국민들이 인정하면 그만이지, 뭐! 오른쪽으로 KT 건물은 공사 중으로 보였는데 커튼을 손가락으로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도로를 없애고 공원화한 부분이다. 나무 5000그루를 심었다는데 지금도 보기 좋지만 시간이 지나 자리 잡으면 근사한 쉼..

부모님 찾아뵈러 가는데... 동네를 벗어날 때는 그냥 얌전한 비였으나 한강가로 접어든 후로 억수로 쏟아졌다. 앞이 보이지 않아 어떻게 운전들을 하는지, 차선도 흐릿하고 가물가물 보였다. 혹시 한강에서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발생하여 와락 더해지는 것일까? 의심을 하고... 살아오면서 처음 보는 물줄기라 무섭기까지 했다. 쏟아지는 물의 양이 시시때때로 바뀌며 퍼붓는 팔뚝 힘 좋을 때는 마치 댐 수문이 이제 막 열리 듯 요란하였다. 강에서 10분쯤 벗어나자 비는 잦아들어 이제 그치려나보다 하고는 부모님과 점심을 먹고 오후 3시 30분쯤 집으로 향하는데... 한강변으로 접어들자 올 때와 똑같이 빗줄기가 세차서 또다시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았다. 그동안 3시간이 넘게 흘렀는데 귀신에 홀린 듯 쏟아지는 터널로 다..

수목원에 간다고 지나다... 옆 건물에서 '한국경제발전 전시회'를 한다는 팻말이 보여 예정에 없던 곳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이쪽 건물들은 국방연구소나 한국과학기술연구소 등 쟁쟁한 건물이 많아 일반인은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다. 경제발전전시라니 재미가 없을 것이란 생각에 건물 구경이라도 하려고 들어갔는데 마침 수위실이 비어 있었고 계속 직진하면 무슨 건물이 나온다 쓰여있었다. 입구에 늘어선 백일홍이 손님맞이를 하고 있었다. 아까시와 비슷한 잎과 꽃이 보여 혹시 계절을 모르고 피었나 했더니 회화나무라 하였다. 어려움이 있던 곳에는 늘 회화나무가 보이던데 이런 모습이었구나! 계속 들어가도 되는 것인가 가슴은 두근거리지, 나무 보는 즐거움을 들키지 않았으면 싶어 조마조마하였다. 가다가 '외국 수목원'이 ..

같은 곳으로 산책을 다니다 보면 식생의 변화가 눈에 들어오는데 올해는 붉나무의 성장이 눈에 뜨였고 뽕나무 싹이 여러 곳에서 올라와 잎을 채취하여 수증기를 올려서 찌고 말려 물 끓이는 데 몇 번 사용하기도 했다. 붉나무는 처음에 옻나무인 줄 알았으나... 잎자루에 날개가 있어 찾아보다 붉나무인 것을 알았다. 가을이면 단풍이 빨갛게 들어 아름다운데... 이파리에 변형이 와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붉나무에 기생하는 '이부자진딧물'이 주머니처럼 벌레집을 만드는 것이라 한다. 잎의 즙액을 진딧물이 빨아먹으면... 그 자극으로 주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진딧물이 다 자라서 구멍을 뚫고 나오기 전에 벌레집을 모아 삶고 건조하면 오배자(五培子)라 하여 한방에서 이질이나 설사 치료에 쓰이고, 머리 염색약의 원료나 소금..

바지가 하나 선물로 들어왔다. 시원하게 생긴 원단이라 지금 입겠다며 얼른 바짓단을 고쳐 달라는데... 새 바지이고 외출복이라 수선집에 갔다 줘야 하나 망설이던 중 당신이 해달라며 안겼다. '내 실력을 믿겠다는 이야긴가?' 재봉틀이 있으면 그러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겠지만 난감한 지고...ㅎㅎ 다음날, 기존의 바지에 대고 완성선을 짐작하여 대충 잘랐다. 이럴 때 하얀 분필이라도 있으면 표시하고 좋으련만 날은 더운데 쪼그리고 앉아 선풍기를 틀고 하자니 실이 자꾸 날아가며 꼬여 한 땀씩 풀어가며 하다가 안 되겠기에 책상에 올려놓고 했다. 바짓단 완성선의 뒷모습이다. 중학교 때 배운 새발뜨기를 떠올렸지만 정확하진 않았고 비슷하게 되었다. 올이 풀릴까 안으로 한번 접어 넣으며 꿰맸다. 옷감이 얇아 그런지 다림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