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이름이 뭐였는지 생각하다... 며칠 전 우진이라는 이름이 떠올려졌다. 오래전 일이라 가물거리지만 맞을 듯싶다. 공부방을 하면서 연필을 한 아름 깎아놓고 지낸 시절이 있었다. 필통이 가지런한 아이는 드물어 부러진 채로 오면 깎아주었고, 춥고 더운 날에는 돌려보내기가 뭐해 빌려주었다. 특별할 것도 없는 날은 집으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성의 없이 공부하러 온 것이며... 이것도 나름 공부라 생각했다. 하루는 우진이가 연필을 가져오지 않아 집에 다녀오너라 했더니 돌아오자마자 하얀 봉투를 내밀었다. 이 시간 이후로 오지 않겠다는 뜻이고 내 마음과는 달리 화가 나셨던 것이다. 당황스러웠지만 아이들이 둘러앉아 공부를 하던 중이라 뜻을 전할 새도 없이 헤어졌는데, 끝나고 나서라도 전화로 풀었으면 좋았겠지만 대화..
열대식물 아보카도가 많이 자랐다. 대추야자와 비슷한 시기에 씨를 묻었는데 기후 탓인지 대추야자는 크기가 멈춘듯하지만 아보카도는 본래 화분에 있던 식물도 살아남지 못하게 하며 잘 자랐다. 위로만 크니 겁나서 생장점을 잘라주었더니 뾰족뾰족 싹들이 여러 곳에서 튼실하게 나왔다. 먹고 남은 씨앗 자체가 빛나고... 생명체라 버리기 미안해서 묻어두지만 나오지 않으면 잊어버릴 것을... 나오면 또 반가우면서 어찌 키우나 한다. 혹시 열매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검색해보니 아보카도는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 존재하지만 꽃이 피는 시기가 달라 한 그루만 있으면 수정이 안되어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데, 우리가 먹고 남은 씨앗은 특히 인위적으로 교배한 것이어서 꽃이 펴도 열매는 맺기 어려워 키우는 재미나 느껴봐야 한..
나릿골 감성마을은 삼척항을 등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1960~ 70년대 어촌의 집들이 좁고 가파른 골목을 사이에 두고 동네를 이룬 곳이었다. 마을 입구에서 '희망길'의 시작을 보며 씩 미소가 흘렀다.^^ 마을을 커다랗게 한 바퀴 돌았는데... 여름의 한낮이라 땀 흘리며 운동한 셈이었다. 깨끗하게 정비하려는 노력은 보였지만 유지하려는 모습은 솔직히 부족해 보였다. 중간지점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더니, 삼척항의 관문이 우람하게 서있었다. 예전 이름은 정라항이었다는데 크기가 다른 배의 드나듬에 따라 물막이가 위에서 내려온다는 소리에, 햐~~~ ^^ 이렇게 보면 집들이 큼직큼직 한데... 들어가지 않아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골목이 좁고 가파러서 '고행'이란 단어가 떠올려졌다. 꼭대기에 있는 집들은 도로에..
BTS가 Butter의 앨범 표지 사진을 찍은 곳이 이곳 맹방해수욕장이란다. 모르고 갔는데 행운을 얻은 기분?^^ 방탄소년단을 떠올리게 하는 보랏빛의 소원지를 매달아 나름 의미가 느껴졌다. 무관심했다가 점점 인기가 좋아지니... 한국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싶어 7명을 탐색했었다. 각자의 매력이 달랐고, 그 후론 그들의 공연이 나올 때마다 모조리 찾아보고 들어 보았다^^ 당시의 소품을 해변에 그대로 놔둬서... 외국에서 오는 아미들은 물론 찾아오는 이들이 많단다. 하얀 의자에 올라가 보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구청에서 운영하는 맹방에 있는 숙소가 바로 이곳 뒤여서 반가웠다.^^ 그리고는... 바다 철길 따라 달리는... 해양 레일바이크를 타러 갔다. 궁촌정거장에서 출발하여 용화까지 가는 편도였다. ..
체험을 마치고 숙소로 가던 중 삼척해수욕장에 들렀다. 먼 곳에 위치해서 그럴까 한산한 편이었고, 한 줄로 늘어선 파라솔이 평화로웠다. 아름다운 모습이다.^^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었을 텐데 물속에서 살다 왔으니 그저 바라만 보았다. 숙소 가까운 곳에서 놀 수 있는... 좋은 위치의 삼척해수욕장이다. 친구들에게 겨울에 오자고 해야지!^^ 이런 놀이도 하고...ㅎㅎ 좋을 때다 싶더라만 부럽진 않았다. 내 나이도 충분히 아름다운 날들이라 그렇다.^^ 모래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섬세해서 놀랬다. 신문에서나 볼 줄 알았는데 직접 왔으니...^^ 한 곳에 머물러 쉬는 여행도 좋지만 여러 곳을 둘러보는 것도 신선함을 느낀다. 아름다운 인어공주님!^^ 샤워장은 안 가봤지만 시설이 이 정도면 아주 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