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중앙선을 타야 했는데 경춘선을 타는 바람에 잠시 당황이 되면서 여정이 갑자기 바뀌게 되었다.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복잡해져서 이왕 몸을 실었으니 종점인 춘천으로 갈까, 강촌에서 내릴까 망설이다 춘천은 여러 번 가봐서 강촌역에서 내렸다. 내가 주관했기 때문에 미안하였다.^^ 어디서 내리던지 가볼 곳은 있겠다며 강촌역 앞 지도를 참조했더니 '봄내길 2코스'가 눈에 들어왔다. 7.26km로 2시간 30분이면 길지 않게 느껴졌고 (안내판에서 거리를 재보니 8km였음) 구곡폭포와 말로만 듣던 문배마을을 지나는 멋진 길이라 여겨졌다. 역에서 폭포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으나 전혀 몰랐으니 강촌역에서 구곡폭포 입구까지만 해도 도로 옆을 걷다가 아랫길 물길 따라 3km를 걸었다. 중간에 언니가 준비한 찹쌀떡과 초콜릿을 ..
궁궐 정문을 들어와 앞으로 흐르는 물을 금천이라 하며. 그 위에 놓인 다리를 금천교(禁川橋)라 하는데 이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은 깨끗하고 청렴한 마음으로 궁궐에 들어가라는 의미가 있었다. 물이 말라 있어 아쉽더니... 봄꽃들이 흐드러졌다. 금천교 주변은 모두 매화였는데 유독 분홍매화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연둣빛 새싹들도 볼만하였다. 구름이 껴서 선명함이 덜 했지만 걷기에 좋았다. 사람꽃은 어떠한가! 제대로 된 한복을 입고 물가에 처자들 서있으니 어쩜 색들을 저리 맞춰나 아름다웠다. 멋진 추억일 것이며 부럽기도 하였다. 요맘때쯤 늘어진 수양버들도 한몫을 한다. 마음이 싱그러워지는 것이다. 고목들은 서있기만 해도 멋스러운데 앞에 철쭉이 피면 어떤 모습일지... 우리나라의 특산물 미선나무가 곳곳에..
청와대로 향했다. 나야 다녀왔지만 친구들 보여주려고 예약을 하고 가끔 해주는 작은 설명에도 재밌다며 이참에 곳곳을 다니는 답사모임을 만드는 것은 어떠냐고 이야기한다... ㅎㅎ 아는 사람 위주로 해도 10명은 오지 않겠냐고 해서, "못할 것은 없지만 조용히 살려고 한다." "그러지 말고 해 봐, 다녀보니 재밌거든?" 청와대 구경의 기본 건물은 손님들 만찬장인 영빈관, 대통령 직무실과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청와대 본관, 그리고 살림집인 관저를 중심으로 돌아보면 된다. 늦가을에 왔을 때는 영빈관을 개방했으나 대통령이 사용하고 있어서, 쓰지 않는다 할 때까지 문을 닫는단다. 그래서 본관 건물로 올라왔는데 다시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식상하여 친구들을 들여보내고 본관 앞 소정원을 거닐었다. 불로문(不老門) 너머로 개..
어디로 산책을 나가볼까? '나무나 꽃을 구경할 겸 산림과학원에 가보자!' 남쪽으로 꽃 여행들을 가셨나 한산하였다. 담장 너머로 연둣빛 수양버들(?)이 보여 들어가자마자 나무 가까이에 다가섰더니... 강가에 늘어진 수양버들은 아니었지만 솜털처럼 꽃이 피어 아름다웠다. 아니... 산림과학원에 여러 번 왔어도 수양버들과 연못은 처음이어서 꼼꼼하지 못했구나 싶었다. 야생화 밭을 시작으로 대극, 미치광이풀, 박새를 만났지만 대부분은 싹들이 올라오지 않았다. 위쪽으로 보이는 낙우송은 사철 푸른 나무 같아도 나뭇잎이 모조리 떨어져 앙상하였고 오늘따라 낙우송의 공기뿌리들이 마구 눈에 띄었다. 서양 사람들은 무릎과 닮았다고 무릎뿌리(knee root)라 한다는데... 낙우송 주변뿐만 아니라 경계가 있는 야생화 단지에도 ..
걷기 행사가 있다며 참가할 수 있으면 하라고 소식을 전해준 동기가 있다. 당연히 가지 않는다 생각하고 고맙다는 말만 전했는데 며칠 전 문자를 다시 읽었더니 아직 지나지 않은 행사라 근처에 사는 친구를 만날 겸 늦게서야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들은 바빠서 일일이 소식 전하기가 어려울 텐데도 하루 전에 반갑게 만나 뵙겠다는 문자가 와서 이미 소속된 단체지만 어색함도 있을 거라 여겼다가 마음 가벼워지는 느낌이 일었다. 며칠 만에 꽃샘추위가 누그러져 반짝 날이 좋았다. 적어도 참가 인원이 30~ 50명은 될 거야 예상했는데 만나보니 달랑 7명이어서 뜬금없이 놀라기도 했다. 쫄래쫄래 뒤따라가며 새로운 길을 걷고 친구와 즐기려는 마음이었다가 인원이 적어 문자가 왔었구나 싶었다.^^ 주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