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해서 항상 꽃밭이 환하다. 새로 알게 된 꽃은 많지만 기억하지 못하고 그중 한 가지 Watercoin이라나! 동전처럼 생겼으며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었다. 꽃밭은 계절마다 전혀 달리 펼쳐지는데 가을이면 백일홍이 가득한 집이다. 잔잔한 꽃송이부터 키가 2m 되는 백일홍도 있다. 꽃 사진 올릴 거면 모두 다 찍을 것을... 밤 주우러 갔다가 힘이 든다기에 시원 섭섭 두 시간이나 했을까.^^ 대신 장화 신고 밭두렁에 가서 호박도 따고 대파도 안아 오고 고구마, 마른 고사리에 고구마 줄거리도 얻어왔다. 나 같으면 그런 인심 베풀 수 있을지 늘 반성하게 만드는 친구는... 날 따라서 같은 학교에 원서 넣었다가 내가 나오는 바람에 혼자 졸업했다는데 그 사실을 이제야 알고 배신자였음을... ㅎㅎ 확인하는 날이 되..
7시에 일어나 고양이 세수하고 아침은 갔다 와서 먹자며 천장호 가기로 약속했는데 눈이 떠진 김에 잠을 더 자기도 그래서 6시 35분쯤 일어나 세수하고 아침 여행을 떠났다. 천장호는 두 번째 온다. 가까운 거리에 이런 호수가 있다는 것도 행운이다. 호수 옆길에 칠갑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어서 조금 지체하면 사람들이 많아지니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 위함이었다. 아침 햇살이 소나무를 비추고... 호수 옆을 도란도란 친구들과 걷는다. 1972년에 만들기 시작해 7년이 걸렸다는 천장호는 인공저수지로 농업용수로 이용되며 이른 봄에는 빙어 낚시꾼들이 많단다. 출렁다리 건너가기 전 오른쪽 모습은 바람이 느껴지고 웅장하며 씩씩한 반면, 왼쪽은 잔잔하고 햇살이 가득하였다. 가녀린 코스코스도 이쪽에만 있었다. 방금 출렁다리..
터미널에서 친구와 만나 고속버스를 탔다. 마스크를 썼어도 정원에 반 정도만 차서 쾌적하였다. 벼 이삭이 보기 좋은 들판을 지나 밤나무가 즐비한 동네에 도착하자, 마침 장날이라 농촌에서 필수인 장화를 사고 몸빼 바지 하나 얻어 입었다. 먹을 것마저 가득 싣고 친구 집에 도착했더니 이곳도 가을빛이 한창이었다. 고운 손길이 느껴지는 마당에서...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낮은 산이 다 밤나무다. 나물과 새우부침으로 점심을 맛나게 먹고 수다에 차 한 잔 마시고는 밤 주우러 올라갔다. 번개로 왔을 때는 바람 불어 춥더니 따뜻하였고 며칠 사이에 떨어진 밤은 말라있어서 이제 막 떨어진 밤을 위주로 골라 담았다. 장갑은 두 개를 껴야 가시에 안전했으며 쩍 벌어진 밤송이를 건드려 털기도 하였다. 주운 밤을 주인과 반반씩 나..
아침에 일어나 꽃밭 한 바퀴 돌고 세수하고 나오니... 방앗간에서 미리 쪄왔다는 쑥개떡을 반죽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잘해주면 매일 오고 싶을 텐데?...ㅎㅎ 참외, 방울토마토, 사과, 茶 한잔에 찰진 쑥개떡으로 입이 호강하던 중 갑자기 소나기가 쏴아 쏴아~~~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해님이 방긋 나와... 푸르름은 더해지고 공기가 얼마나 좋은지? 머위대 찾으러 나섰다. 뿌리로 번식한다는 머위대는 작년보다 더욱 세력을 떨치고 있었다. 나누기 싫어하는 분이면 머위가 아무리 많아도 그냥 풍경일 텐데... 인심 좋은 할머니께서 많이 많이 가져가란다. 민들레와 어릴 적에나 보았던 귀한 가죽나물도 한 줌 얻었다. 주변에는 야생 달개비, 수레국화, 붉은토끼풀, 옥잠화가 널려있었고 하물며 장화를 신지 않으면 들어갈..
다리가 불편하여 간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마음만 앞서다 2주일 후 주인장의 배려로 다시 갈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자 여태껏 숨을 쉬지 않았던 것일까! 아주 훌륭한 시설의 휴양지에 온 것처럼 좋은 기운들이 몰려왔다. 부지런도 하시지...ㅎㅎ 새롭게 태어난 그네와 텃밭, 잔디, 꽃밭이 소담스럽고 아름답게 가꾸어져 있었다. 앞에도 山, 옆에도 山, 뒤에도 山... 잔디가 온전히 퍼지질 않아 부부의 손길이 느껴지며 무늬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었다. 밤나무가 꽃을 피우려 파란 부챗살을 드리우고 저 산자락 밑에서 고사리를 꺾었었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고... 집에서는 이것저것 마구 먹으니 이 기회에 뱃속도 쉬는 시간을 갖자 싶었는데, 각종 나물에 정성스러운 밥상을 마주하고 어찌 가만있을 수 있으리!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