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자(莊子)에 대한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나를 나타내는 한자에 대해서 들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있지만 대표적으로 쓰이는 글자 3가지를 들려주셨는데... 첫째가 자기 기(己)였다. 공자의 말씀을 한 마디로 나타내자면 '克己復禮'이며 자기의 사욕을 극복하고 예(禮)로 돌아갈 것을 뜻하는 말로 여기서의 己는 경험적이고 현실적인 나! 세상 안에 있는 나! 육체를 지닌 나! 글씨가 번지고 솜씨가 날로 줄어든다.^^ 두 번째는 자아실현(自我實現)에 나타나는 아(我)! 자아실현이란 자신의 능력과 개성을 발전시켜 완벽하게 이루는 것을 뜻하며... 여기서 我는 반성과 생각을 할 수 있는 나! 수양의 주체로서의 나! 가치 기준을 가진 나! 己보다 발전한 나! 세 번째는 오(吾)! 나오, 소원할어, 땅이름아 등 여러 ..

이따금 자율적으로 무엇을 써보는 것에 자긍심을 갖는다. 집중하며 정성을 들여보는 것이다. 쓰기에 앞서 대충 읽어보니 내용도 쉽게 들어오지 않았지만 어려운 글씨가 너무 많았다. 전체 문장을 쓰는데 4일 걸렸는데 모르는 글씨를 찾아보며 쓰자니 시간이 걸리고 날이 더워 먹물이 금세 마르는 관계로 미리 종이에 연습하며 사전을 찾아보았다. 마음 내킬 때마다 해서 이런 과정이 거의 두 달 걸렸다. 그러고도 막상 붓을 들어 희미한 획은 컴퓨터로 검색하며 써나갔는데 첫 글자 '독'이 예쁘게 써지질 않아 몇 번 연습하다 산책하러 나간 적도 있다...ㅎㅎ 종이에 써봤으면 그것도 정성 아니냐며 진도가 영 나아가 질 않아 붓으로 가 아닌 붓펜으로 써볼까 마음이 흔들렸으나 단지 마음공부에 스스로 무게감을 줄 필요는 없어서 안 ..
작년에 용비어천가 원문을 복사해놓고 해를 넘겼다. 며칠 전부터 조금씩 무슨 내용인지 읽어보았는데... 글씨가 요즘과 다르고 해설을 읽어보아도 고전이라 뜻풀이가 만만치 않았다. 학교에서 배운 부분은 용비어천가 제2장으로... '불휘 기픈 남ᄀᆞᆫ ᄇᆞᄅᆞ매 아니 뮐ᄊᆡ 곶 됴코 여름 하ᄂᆞ니 ᄉᆡ미 기픈 므른 ᄀᆞᄆᆞ래 아니 그츨ᄊᆡ 내히 이러 바ᄅᆞ래 가ᄂᆞ니 이며... 이외에 다른 내용이 조금 붙어있겠지 하다 125장까지 있어서 깜짝 놀랐다. 공부시간에 선생님께서 알려주셨을 텐데 딴짓을 했는지 전혀 기억에 없었다. 세종대왕께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었는데 이제라도 몇 번 읽어보고 당시의 글씨를 써봤으니 용서해주시려나? 오랜만에 집중해본 시간이었다. 어쩌면 비가 와서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책상에 준비를 하고..
해가 서쪽에서 떴다.날도 더운데 붓을 들다니 웬일인가? 게으르지 않겠다 잘라놓은 신문은 작년 4월 기사였다.쭈그리고 앉아 하는 일을 점점 멀리하게 되어 취미생활이 한동안 없었다.묵향이 코끝에 닿으며 반가웠으나 붓도 벼루도 서운해 했다. *고려 말 승려 진각국사(1178~ 1234)가 지은 '산에서 노닐다(游山)'란 禪詩다. 臨溪濯我足(임계탁아족) : 시내에 가서 내 발을 씻고 看山淸我目(간산청아목) : 산 바라보며 내 눈을 맑게 하네. 不夢閑榮辱(불몽한영욕) : 부질없는 영욕은 꿈꾸지 않으니 此外更何求(차외갱하구) : 이 밖에 또 무엇을 구할까! 漢詩를 여러 개 읽어보고 구절이 마음에 들어 쓰기 시작했는데,오늘은 붓을 들었다 에 의미를 갖자며 몇 장 쓰다 산으로 내뺐다.요즘은 글 백날 읽는 것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