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에 동치미를 세 번째 담갔다. 시원한 국물을 찌개 대신 먹는 것이다. 정수기만 있으면 아주 쉽게 담글 수 있어... 김치가 어려운 주부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준비물 : 무 한 개, 파(어떤 파래도 됨), 마늘, 양파, 소금, 설탕, 밀가루풀 조금... 1. 무를 하고 싶은 대로 썰어 소금에 절인다 (부모님께서 입맛이 없다 하셔서 요번에는 무를 잘게 썰었다.) 2. 정수기 물을 알맞게 받고... (생수로 하거나 물을 끓여 식혀도 됨) 묽게 풀을 쑤어(밀가루 3스푼 정도?) 받아놓은 물에 풀어준다. 3. 소금으로 짜지 않게 간을 본 후 설탕을 취향대로 넣는다. 4. 무를 채에 받히고 물로 샤워 한번 내린 후 파와 마늘, 양파를 함께 넣어준다. (주머니에 파 마늘을 넣으면 말끔하지만... 그냥 해도 시..
마트에 다녀오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료 원예교실이 있다는 종이를 발견하였다. '내려갈 때는 못 봤는데 그 사이에 붙었을까?' 20명 선착순이라는 말에 반갑기도 해서 시장바구니를 놓자마자 접수부터 했다. 일주일을 기다려 장소에 갔더니 화분이며 흙이 박스에 담겨있는 것이 보이고 책상에 비닐을 깔아야 한다고 준비 중이어서 어수선했다. "뭐, 도와드릴까요?" "화분을 박스에서 꺼내 주셨으면 합니다." 젊은 새댁들은 일터에 갔는지 대부분 연세가 있는 아주머니셔서 가만히 서있다가 앞으로 나갔다. "제가 할게요, 젊은 사람이 해야지요." (젊다는 것을 강조 하려는 뜻이 아니었는데...) "뭐, 젊은 사람이?" "젊은 사람 늙은 사람 따지지 말아요." 그냥 도우려는 마음이었다가 당황스러웠다. "애초에 아파트를 누가 이..
일을 하고 있는 친구라 한 달 전에 약속을 했다. 내가 만들었던 빵이 먹고 싶다고 해서 이틀 전 콩을 불리고 조청에 졸여 밀가루와 김치 조금 옥수수 참외 몇 개 지니고 잠실로 향했다. 오랜만에 트레비분수를 지나며... 밖으로 나와 너구리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기다리다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앞 건물의 외관이 새삼 아름다웠다. 타일처럼 보이는데 화려한 변신에도 균형미가 느껴져 인상 깊었다. 꽃구경하러 간 것이기도 했다. 나보다 20cm나 키가 큰 백합의 등줄기가 튼실하게 올라가 꽃이 얼마나 순결하고 우아하던지 은은한 향기와 정성에 감동이 일었다. '가시밭에 한 송이 흰 백합화~~~ ♬ 고요히 머리 숙여 홀로 피었네!' 토분은 그대로 있는데 해마다 씨가 떨어져 채송화가 핀다니 사랑스럽고 귀엽고... 마루에..
초당옥수수를 처음 먹어보았다. 그 자체가 품종인 줄 알았더니 일반 옥수수보다 당도가 훨씬 높은 옥수수를 일컫는 말이었다.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설마 하면서 끝을 잘라 맛봤는데 식감이 사과를 먹을 때처럼 아삭아삭하며 깜짝 놀랄 정도로 단맛이 강하여 옥수수에 설탕을 넣었나 싶은 정도였고... 신선한 과일을 먹는 듯했다. 그렇다고 생으로 모조리 먹기에는 생소해서 물에 담가서 찌면 천연 단맛이 빠질 테니까 삼발이를 올리고 쪄보았다. 먹던 옥수수와 비교해 보면 찰기가 없었다. 쪘어도 생으로 먹을 때와 비슷하게 식감이 아삭거렸으며 당도는 그대로 진하게 느껴졌고 옥수수란 느낌이 끝 무렵에 났다.^^ 시간이 갈수록 수분이 줄며 알맹이가 찌그러지고 단맛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니... 냉동 보관도 있지만 알맞게 사는..
꽃이 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이야기 뒤에 관음죽이 죽을 수 있다는데... 작년에 이어 꽃 두 송이 피었다. 가지 하나에 꽃대가 모둠으로 올라오며 옥수수 알맹이처럼 오돌토돌한 꽃이라 한 송이라고 하기에는 참 어색하였다.^^ 며칠 동안 구름 낀 날이 많아 예쁘게 담기 어려웠지만 관찰하는 재미가 있었다. 하루는... 꽃대가 밑으로 급격히 기울어진 모습에 좋아하는 방향으로 자라는구나! '너 하고 싶은 대로 해!...ㅎㅎ' 주인을 닮은 듯 뿌듯하기도 했는데... 잎이 크고 많이 달려있어 물이 부족했던 모양이었다. 내 맘대로 물 주고 오후에 봤더니 고개를 번쩍 들고 사슴뿔을 달고 있어 깜짝 놀랐다. '너에게 중요한 시점인데 몰랐구나!' 무지 미안하였다.^^ 잠결에 소원을 빌어야 되지 않나 싶어 생각해보다 잠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