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올 곳이 있어 핸드폰을 들고 산책 가는데 요즘은 땀이 나 손수건을 꼭 가져가야 한다. 현관문을 나서니 아침나절 내내 흐림이어서 구름이 껴있던 중인데 반짝 햇살이 나와 수건을 목에 둘렀다. ♬~♪~♩~~~ 전화가 왔다. 이야기하며 200m쯤 걸었을까 목이 허전하였다. '어? 언제 날아갔지?' 짧은 거리를 왔으니 되돌아가기로 했다. 아까워서가 아니라 쓰던 물건이 떨어져 밟히면 길도 지저분하고 나를 내동댕이 친 것 같아서 버리더라도 내가 처리하고 싶었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인데 이상했다. 목에 걸었던 장소까지 왔는데 없어서... 집에 없을 것은 분명했지만 집에 들어와 다른 손수건을 꺼내며 그냥 집에 있을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며칠만이고... 배 둘레 햄 때문에 걷기를 해야 했다. 같은 길을 반복..
매실청도 설탕물인 것 같아 담기를 망설였다가 새삼스럽게 찾아보고 습득해보고... 설탕을 있는 그대로 음식에 넣는 것보다야 낫겠단 생각에 매실 5kg을 사 왔다. 사람은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효소가 있고, 매실은 매실효소를 갖고 있어서 잎과 열매를 만드는데, 효소가 하는 역할은 소화를 돕는 것이라 소화가 안 될 때만 소화제와 효소를 먹어야지, 일부러 돈 들여 효소를 매일 먹을 필요는 없단다. 매실을 씻어 꼭지를 따고 소쿠리에 말리는 동안 집에서 마늘을 다듬자니 먼지가 날 것이라 박스를 들고 농구장으로 나갔다. 그릇을 가져가면 무게가 더해져 대신 신문지를 펼치고 마늘 한 뿌리 따서 까기 좋게 나누며... 오전의 한가함을 즐겼다. 흙이나 부스러기가 따로 떨어질 게 없었다. 일단 양념으로 먹을 것..
요즘 물가가 비싸다는데 양파값이 싸다. 12kg에 6980원이라니 육수를 끓이고 내려갔다. 오이와 고추를 바구니에 넣고 모퉁이 돌아서는 순간 열무를 만났다.^^ 김치 담글 생각은 조금도 없었는데... 첫눈에 반한 남자 없었으나 한눈에 반했다. 길이가 짧고 나름 통통하며 맛있게 보였다. 배달이 늦는다 하여 양파만 남기고 한 박스(4kg)를 들고 왔다. 마늘종이 먹고 싶어 삶아 무침하고 오이맛고추를 썰어 참기름에 오징어젓갈 양념하고 밀가루풀 쑨 다음 소금물을 만들어 열무를 다듬었다. 길이가 짧으니 뿌리만 잘라도 되었다. 콩나물국 끓이려고 육수를 냈는데 잘 됐네!^^ 별안간 김치에 실파 대신 쪽파를 선택하였다. 가을에 뿌리를 그대로 두었을까? 마늘쪽 같기도 하며 동굴동글 탐스러웠다.^^ 양념은 물론이지만 장아..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하려고 종로 3가 역에서 후배와 내렸는데 어떤 남자분이 문자를 보여주면서 "5번 출구는 어떻게 나가요?" 길을 묻는다. 사연을 읽어 보니 지하철 5번 출구로 나와 낙원상가 근처의 식당이 목적지였다. 그래서 '나가는 곳, 5번'을 따라가시면 된다고 알려드렸는데 계속 멈칫하셔서... 밀양고 모임이라니, 지방에서 오셨나? 그렇다면 종로 3가가 환승역으로 복잡하니까 후배에게 시간 있으면 급할 게 없으니 찾아드리자며 5번 출구로 향하는데... 이동하면서 당신은 모 대기업의 이사셨다가 뇌출혈이 와 일찍 퇴직하셨다며 눈이 잘 보이지 않고, 한쪽 다리가 자유롭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러고 보니 말이 좀 어눌하셨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더 주려고 그랬나... 딸이 다니는 회사와 아들이 무슨 일..
어렵게 쑥 인절미를 만들어본 뒤 다시 만드는 일이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삶은 쑥과 콩가루가 남았고 무엇이든 잘 먹어 요번에는 해봤던 방법에 요령을 덧붙여보았다. 옷도 아예 시원하게 입고 시작하였다. 땀 흘릴지 몰라서... ^^ 먼저 찹쌀 1kg을 3시간가량 불린 다음 소금을 밥숟가락으로 깎아 한 스푼 넣고 압력솥에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찰밥을 하였다. 밥을 하자마자 뚜껑을 열어 삶아놓은 쑥을 파 송송 썰 듯 잘게 잘라 남은 열기에 뜸 들였다. 처음에는 쌀을 불리지 않고 고슬밥으로 했기 때문에 쑥을 섞어가며 찧음이 어려웠으나 쌀을 불려서 하니 마늘 찧는 도구에 방망이로 쉽게 이겨져 쑥 인절미 만들기가 일도 아니 게 쉬웠음으로 참고하시라 올려본다.^^ 넓은 쟁반에 콩가루를 펼치고... (볶은 콩가루는 마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