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2시간정도 잤을 것이다. 5시 12분에 일어나 잠깐 사이에 물마시고 체조하고 얼굴은 뒤집어 쓸 것이니 화장할 필요가 없어서 선크림만 발랐다. 6시가 조금 넘어 어시장 골목에서 씨락지국을 한 그릇 먹었는데 옷을 많이 입고 나섰기에 얼마나 더웠던지 아마 이 더위에 땀이 나고 식으면서 나중에 영향을 줬을 듯하다. 배 안에 라면종류와 물은 충분했어서 충무김밥과 된장국을 스티로폼에 넣어 점심으로 마련하였다. 7시가 되기 전에 마리나에 도착하였으며 아직 어스름했다. 배가 정박해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니 밤새 서리가 하얗게 내려 아주 조심스럽게 지나야했는데...... 폭이 1m정도로 조금만 미끄러져도 바다로 빠질 수 있어 위험했으며 배 위로도 온통 서리가 내려앉아 살얼음을 지나는 듯 움직일 때마다 긴장해야만했다...
가고 싶은 마음에다 詩 한줄기 후다닥 불을 지폈다. '그대 하루하루의 반복으로부터... 단 한 번도 용서할 수 없는 습관으로부터 떠나라!' '맞아, 편안함은 주지만 생동감이 없잖아!' 마침 남쪽에서 배가 이동한단 소식이 왔으니 서울이란 궁궐에서 벗어나보자! 배가 떠나기 전 몸을 그곳에 갖다 놔야 해서 통영 발 9시 50분 버스에 올랐다. 인삼휴게소를 지난 후이던가! 무주를 지나 장수 쪽으로 향할 때의 모습일 것이다. 영하로 내려간 날들이 이어져 내렸던 눈이 녹지 않았으니 서울서부터 하얀 세상이 보기 좋았다. 특히나 이렇게 산과 경작지를 내려다봄은 후련함과 평화로움이 일어난다. 휘돌아 흐르는 강이 보이고...... 떠나고자 하는 병이 난 것이라며 낭군은 가끔씩 체념을 한다. 다녀와도 되겠냐고 묻는 말도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