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은 많아도 주말이고 햇볕도 따스하니 길을 나선다.버스 타고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니,이럴 땐 참 좋은 곳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하늘마루에서 1산책로인 팔각정까지는 여러 번 올랐었으나41년 만에 개방했다는 '김신조 루트'로 향했다.개방을 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했겠지만 41년 전에이미 산책길이 있었던 모양이었다.계단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인 이끼들이 보였다. 1968년 1월 21일 무장 공비들이 한국군 복장을 하고개성, 임진강, 파평산, 우이령, 북악산으로 내려와청와대를 기습하려다 세검정고개에서 불심검문으로정체가 들어나자 공비들의 일부가 제2산책로로도주를 하던 중 호경암에서 총격전이 벌어졌었다고 한다.미수에 그쳤지만 그 후 박정희 대통령은 군사적 긴장관계를이유..
내가 널 만났을 때 내 세상은 아주 조그마했었어. 난, 그 작은 세상에서도 즐거움을 맞보며 살았었다고 자부하는데? 널 만나고부터 처음으로 해보는 것들이 많아 놀랬었다지. 운악산 산마루에서 폭풍우에 휘날리는 것처럼 온 몸을 휘감다 흩어지는 힘찬 바람들 맞이했고, 저수지 움막 물가에 핀 산 벚꽃 그 분홍빛 꽃잎이 우리의 웃음 언저리에 날아와 팔랑거리던 일 하늘 끝닿을 듯 하염없이 높고 높아 벌벌 떨며 앞으로만 내달았었던 도봉산 봉우리 체험! 가시나무를 뚫고, 시골서 어린 시절 보냈지만 못해봤었던 두릅 따본 일! 노랑매미, 빗살무늬 고사리와 얼레지 군락을 기억하며 봄이면 가보고 싶을 것인 그곳 천마산! 은은한 파스텔화의 수목원 앞 굽이굽이 단풍길... 책 건네주며 또 다른 세상 이야기로 주고받았던 날들 과일 ..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따스한 어느 봄날! 매끈하게 다듬어진 갈색의 지프 한대가산수가 뛰어난 어느 절경에 산골을 지나다가 마음을 휘어잡는 그림이 눈앞에 들어온 듯가던 길을 멈추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무엇에 이끌린 듯 연신 사방을 둘러보았다. 안개꽃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구릉사이로 그림같은 출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홍살문과 같은 구조물에는 작은 편액이 걸려 있었다."평산의 정자" 다. 아무런 기척도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약간 구릉진 언덕을 넘으니 때가 봄인지라 복사꽃이어여쁜 색조를 발하고 있었다.사람이 인위적으로 심은 나무가 아니라 자연적인군락을 이룬 것인지주변의 작은 바위 자락과 흐르..

108배를 실천한다는 친구들을 대할 때마다절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니 행여나 무릎이상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었다.그런데 얼마만큼 시간이 흘러서 만나보면 혈색이좋아지고 근육이 생겼는지 살도 단단해져 있더란다.더군다나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어서 한 친구는몇 달 만에 허리가 잘록해진 모습이었고,법당에 머무르는 동안 좋은 글귀에 귀를기울여서 그럴까 마음도 넉넉해져 있었다. '나도 한번 해볼까?'별다른 방법이 따로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절을 하듯 해보며 108번 일어났다 머리 숙였다를반복해 보니 그다지 어려움은 발견하지 못했는데......절을 하며 하루의 반성은 해야겠다는 생각이들면서도 도무지 무엇을 떠올릴 여유조차 없어서 절하는동작만 반복이 되더란다.말하자면, 동작만 취하기가 급급했다. '혹시나 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