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를 발효시켜 빵을 만들었는데 좀 질게 되었다. 전자레인지로 2분 정도 돌리면 수분이 좀 적어져 먹을만했는데 들통에 한방차를 끓이다 번뜩, 오라~~~ 위에 올려두면 되겠구나? 하고는... 일단 몇 개 올렸더니 효과가 좋아서, 어제 삶은 고구마와 빵을 그냥 올리면 뚜껑에 붙어 설거지가 어려울까 거름종이를 깔고 올려두었다. 그리고 머리 잘 썼다며 나에게 응원해 주었다... ㅎㅎ 이따금 뚜껑을 열고 싶으면 무겁지만 살짝 들어보며 앞 뒤로 빵을 뒤집어 주었다. 茶를 끓이는 중이라 약한 불로 이어졌고... 들통이 커서 위에 닿는 기운이 은은했을 텐데 여러 시간을 뒀더니 강낭콩빵이 꾸덕꾸덕한 모습이 되어 아주 만족스러웠다. 아버지께서 주신 강낭콩이 밀리고 밀렸었는데 조금씩 나눈 것도 있지만 이번에는 몽땅 털어서..
작년에 아파트 단지에서 원예교실을 열어 홍콩야자와 금전수 중 골라서 심기를 했는데 반짝거리는 잎에 끌려 금전수를 선택하게 되었다. 조그만 비닐분에서 하얀 자기 화분으로 옮겨 분갈이를 해 온 셈이었으나 묘목이 실하여 흙을 더 넣지 않았어도 화분에 꽉 차서 당분간은 예쁘지만 화분이 좀 컸으면 싶었다. 알뿌리로 되어 있어 물은 한 달에 한 번이나 줄까? 집으로 온 후 새싹이 다섯 뿌리 올라왔는데.. 통통한 줄기가 올라가면서 잎이 쫙 펴져 보기 좋았다. 농장에서 애초에 금전수잎을 몇 개 떼어 흙에 꽂은 후 뿌리를 내리자 각각의 잎 옆으로 줄기가 올라와 우리에게 분양했다고 하며 이제 6개월이 흘렀건만 각각의 줄기에서 또 새싹들이 나와 몸집이 커지는 바람에 세 달만이던가? 분갈이를 다시 해줄 수밖에 없었다. 금전수..
아버지의 가을 선물이다. 먹기보다는 겨울이 다 가도록 실컷 바라다보고 따스함과 넉넉함을 배우고 싶구나 한다. 한동안 현관에 장식장 위에 진열해놓는 것이다. 올봄에는 작년 것을 비로소 먹으려고 갈라보니 한쪽이 썩어 들어가 철렁했었다. 나머지 반쪽 또한 주홍빛 두툼한 살은 어디로 가고 가는 실들이 수없이 얽히며 그 사이사이에 빛을 잃은 호박씨가 매달려 있어 절정이 지나면 맛 대신 이상한 기운이 가득 차는 것 같았다. 들었을 때 전체적인 무게는 별 차이가 없었는데 그랬던 것이다. 그렇다면 요번에는 단단한 호박의 달콤함이 남아 있고 눈으로도 충분히 호강한 다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점을 찾아보려 하겠다. 내놓으신 것 차에 싣고 와 모두 이렇게 튼실한가 했더니 며칠 전 친정집 마루에 놓인 호박이 자잘한 것 몇 ..
겨울이 되었으니 따뜻한 차 끓여보았다. 재료들 사이에 서로 궁합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냉동고에 인삼 썰어 놓은 것 내리고, 작년에 담갔던 생강청, 햇 건대추, 도라지는 나물 해 먹고 남은 잔뿌리, 영임이가 끓일 시간 없다고 전해준 잔나비걸상버섯 한 조각, 아버지께서 10년 전에 주신 헛개나무와 열매도 이사 오면서 안고 왔는데 예전 약초가 귀하다는 생각에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사슴뿔 모양의 쓴맛이 나는 노각영지버섯! 가장 큰 냄비에 달이다가 인삼은 거품이 나며 갑자기 끓어 넘침으로 더 큰 들통으로 옮겨서 끓기 시작하자 불을 줄여 은근히 3시간쯤 달였을까, 생강청과 대추에 들어 있던 단맛이 우러나 제법 깊은 맛이 났다. 이제 쌍화차도 거부감 없이 향기조차 좋아지고, 따끈한 대추차는 눈을 감으며 음미하게..
새로운 식재료를 보면 주부로서 호기심이 간다. 하얀색이라 보기 좋았으며 비싸지도 않았다. (동네 마트에서 할인한다며 1980원) 긴 잎을 여러 개 올려 감싸서 포장은 이러하였다. 계산해 주는 아가씨가 이게 뭐냐고...? 나에게 물어보았다...ㅎㅎ 지중해가 원산지며 브로콜리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샐러드나 생으로 먹어도 된단다. 이제야 만났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70년대로 제주도, 평창, 대전, 김해 등지에서 소량으로 재배해왔고 봄에 심어 가을에 수확하였다. 꽃들이 안 보일 정도로 아주 작았으며 겉모습은 노루궁뎅이버섯을 닮았다.^^ 하루 100g만 섭취하면 비타민c는 충분하고 식이섬유, 낮은 칼로리에 포만감을 주는 슈퍼푸드 중 하나라니 새로운 것을 만나려면 오래 살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훅 지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