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다가와서가 아니라 볶음깨가 떨어졌다. 그래서 일단 시간이 오래 걸리는 차(茶) 끓이려고 인삼, 대추, 생강을 넉넉하게 넣어 불에 올렸다. 선물로 들어온 홍삼액을 먹은 후 가격이 있어서 망설이다 인삼을 직접 달여 먹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그러잖아도 겨울이면 몇 번을 끓이기도 하는데 재탕까지 하고 내용물을 버리려니 다시 물 넣고 끓여서 물 대신 마시자는 의견에 삼탕을 한 셈이다. 차 끓이는 옆에 깊숙한 팬을 올렸다. 팬이 달궈지자 머릿속에 하나 둘 불에 올리면 개운하고 좋겠는 재료들을 떠올렸다. 말끔한 깨를 제일 먼저 볶아내고, 달래장을 시작으로 요즘 잘 먹고 있는 돌김을 구웠다. 달래장이 떨어져 사러 갔더니 없어서 대신 대파를 듬뿍 넣어 양념장을 만들었는데 이 또한 좋았다. 김 부스러기를 털고서 달..
코다리를 사러 갔던 것은 아니었는데 5마리를 잘라 1팩으로 만들어 놓아서 쉽게 들고 왔다. 지느러미를 자르고 솔로 문질러 말끔하게 씻은 후 머리 부분은 육수 낼 때 쓰려고 냉동고에 넣었다. 감자와 대파, 양파 그리고 무를 넉넉하게 썰었다. 이즈음에는 무만 도톰하게 졸여도 단맛이 나며 매끄럽게 목으로 넘어가는데 코다리를 넣었으니 담백하며 맛은 좋을 수밖에 없겠다.^^ 멸치다시마육수 두 국자에 고춧가루, 생강청, 마늘, 양조간장과 멸치액젓으로 간을 맞추고 야채와 코다리를 넣어 조물조물하였다가 낮은 불에서 은근히 졸여주었다. 자주 해 먹을 것 같아도 1년에 두 번 정도일까? 코다리는 일단 비린내가 없어서 마음에 들고 무를 많이 넣었더니 시원하며 깊은 맛이 우러났다. 고기보다는 바다에서 나는 미역이나 물고기를 ..
서리태와 찹쌀을 씻어 놓고... 은행에서 볼일 보고 오다가 마트에 들렀다. 돼지고기 한 근 사려다 미역국이 남아... 겨울이면 꼭 해 먹는 파래와 오랜만에 콩나물, 그리고 꽈리고추를 사서 돌아왔는데... 한 가지 반찬만 해놓을까 하다 하는 김에 모조리 했다. (서리태 빼고는 생각지 못했던 반찬임... ㅎㅎ) 먼저 무를 채 썰어 소금에 절인 후 파래를 씻었다. 물 빠지게 받쳐놓은 후... 콩나물을 씻어 물 조금 넣고 불에 올렸다. 양념할 파를 송송 썰어 심심하게 조물조물했다. 그 사이 절여진 무를 꼭 짜서 파래를 짧게 썰고 식초, 마늘과 파 조금, 소금으로 간하여 통깨를 후르르 뿌렸다. 두 가지 완성! 불린 서리태가 푹 익도록 물만 넣어 가스불에 올리고 깨물어보아 적당히 익었을 때 간장과 기름 몇 방울, ..
작년 가을로 접어들며 그림의 색이 점점 짙어졌었다. 사람이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닌가 의심도 해봤다. 하지만 이렇게 변함없는 줄기로 연출하는 것이 사람이라면 어려울 것 같았다. 올려다보면 위로 한 없이 이어졌다. 실외기 옆으로 벽을 타고 내려오는데 냄새는 없었고 꼭 유화처럼 보였다. 비가 오는 날에 주위 청소를 하다가... 관리실에 전화를 했더니 할 일 없어 심심한 여인이 전화를 한 것 마냥 시큰등하게 받았다. 밖에서 살피다 갔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밖에 나가 올려다보면 거리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급기야는 1층까지 이어져 바닥에까지 지저분해졌어도 행동의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 값 올린다고 돈 엄청 들여서 이름을 이상하게 짓더니 왜 이런 문제에는 등한시할까? (사진을 길게 바짝 찍었으면 냄새..
올겨울에는 오색찐빵 한 박스 사 먹어보고... 호빵도 여러 봉지 쉼 없이 먹었기에 요번에는 집에서 만들어 엄마께도 갖다 드릴 겸 마트 간 김에 팥 500g을 미리 마련했었다. (동지가 지났다고 좀 할인됨) 반죽은 식빵믹스가 편하나 대형마트에도 없어서 인터넷 주문을 하려다 혹시 하며 동네 마트에 갔더니 마침 있어 준비가 쉬웠던 편이다. 한가한 날에 팥을 불렸다. 몇 시간을 불려야 한다는 정석은 없고 결국은 푹 물러야 하므로 쌀뜨물 받은 것이 있어 씻었다가 여러 번 헹궜는데 삶아서 처음 물은 떫다고 버리는 사람이 있지만 껍질까지 몽땅 사용하며 그대로 삶았다. 이따금 물을 더해주면서 소금 두 꼬집 정도 넣었고 단맛은 올리고당 조금과 꿀을 넣어 맞추었다. 엄마가 당뇨시기 때문에 단맛을 많이 넣을 수 없었고, 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