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잘 만나야 볼 수 있는 칠엽수 열매다. 단단한 껍질에 싸여있으며 먹을 수 없다는데 다른 용도가 있는지 나무 근처에는 껍질이 뒹굴어도 알맹이를 보기 드물다. 비가 오니 사람이 적어 눈에 띈 것이다. 칠엽수니까 잎이 일곱 개 여야 하지만... 낮은 곳의 어린잎은 다섯 개도 보인다. 잔디밭 둘레가 모두 칠엽수로... 마로니에 공원으로 유명한 대학로보다 많은데 키가 커서 5월경에 피는 꽃구경이 쉽지 않으나 다발로 피기 때문에 멀리서도 아름답다. 열매가 반질거리며 꼭 밤을 닮아 귀엽다. 금방 껍질에서 나올수록 반짝거렸다. 독이 있다니 먹으면 안 되며 이런 성분 때문에... 집안 곳곳에 잘라 두어 거미줄이나 개미가 오지 못하게 바구니에 담아 장식으로도 놓는단다. 씨앗을 몇 개 모으다 나무 위를 올려다보았다. ..
노총각인 남동생에게 문자를 넣었다. '시간이 점점 빨라지더라!' '무조건 재미나게 보내길 바라!' '누나, 나 요즘 행복하게 지내...ㅎㅎ" 그래서 말이나마 긍정적으로 하는가 했다. 며칠이 지나자 웃으면서 전화가 왔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 "만날 시간 없다더니 정말이야?" 이 아이가 6학년 때 학교를 마치면 대문 앞에 여학생들이 몰려와 씨름을 했었다. "누구 나와라! 호호 하하" 하도 시끄러워 마루에서 내려다보며 웃곤 했는데 그중에 한 여학생이라니 반갑기도 했다. 강원도를 다니며 그것도 휴게소에 들러 잠깐 물 한 병 사서 내려오는데 그녀가 먼저 알아봤단다. 그동안 얼굴이 바뀌었을 텐데 어렸을 적 기억으로 알아보다니 정말 인연은 있는가 싶다. 휴가철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려는데 둘 만 가면..
하~~~ 겨울에서 봄으로 대추야자 즐겨먹었다. 호기심에 씨앗을 땅에 묻어보고 싹이 나와 신기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자랄까 궁금해진다.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로 둘 다 씨앗이 단단하여 싹 나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 연둣빛 외떡잎식물이 대추야자이며 갈색빛 도는 것은 아보카도인데 부피 생장 없이 위로 크는 모습이다. 싹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웃자란 모습은 아닐 것이다. 오전에 햇볕이 드는 편이어서 뜨겁게 살 던 곳 떠올리며 낯설지나 않을까 햇볕 따라 옮겨주기도 하고 야자수처럼 훤칠하게 올라 시원스레 늘어지면 좋겠지만 저만큼 서있음으로 할 일은 했다고 여긴다.^^ 덕분에 사막으로 이사 가는 상상을 해보다 올여름 더위를 봐도 아찔하여 너희들이 이곳에 적응해보면 어떨까 말을 건넨다. 2021년 7월 24일 ..
조용하던 동네에 이상한 바람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불었다. 일단 집 앞에 전철역 생기는 것이 시초였을 것이다. 말만 무성하다 집주인 바뀌는 모습이 흔해지고 '아파트에 불이익을 주는 부동산은 거래하지 말자!'란 현수막이 달리더니 점점 극성으로 변했다. 누가 앞장서는 것인가! 부르는 이름이 있었지만 더 구체적인 이름을 넣어야 가격이 올라간다며 이름을 공모했다. 잘 안되자 이번에는 열 개 정도를 만들어 그중에서 고르라고 했다. 허~~~ 참나! 골라서 얼른 관리실에 갔다 주었다. 종이가 집에 있는 것조차 거북해지고...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였다. 몇 달이 흘렀는데 그것도 잘 안됐을까! 요번에는 이름을 3개로 간추려왔다. 모두 영어로 자세한 뜻풀이까지 있었다. 한글보다 세련미가 있다고 여겼나 보다. 자율적으로 ..
산에서 잠시 하산(?) 하고 동네 한 바퀴 돌다 느릅나무를 발견하였다. 뒷산에 박목월 선생의 '청노루' 詩碑가 있는데 '산은 자하산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 두 굽이를... ' 이란 구절이 나와 느티나무와 비슷할까 궁금했었다. 느티나무에 비하여 잎이 부드럽고 잔잔하였다. 껍질 또한 야성미보다 포근함을 주었다. '운동을 많이 해서 불룩 알통이 나왔을까?' 느릅나무 중에서도 가을에 꽃이 핀다는 참느릅나무였는데 껍질이 약재로 쓰인다 하고 쌀이 귀한 시절에는 죽을 만들어 먹어 구황식물이기도 했단다. 키가 커서 이파리 구경이 힘들더니 같은 곳을 여러 바퀴 도니까 해가 점점 서쪽으로 기울며 낮은 곳을 알려주었다. '참느릅나무야, 다리가 시원찮아 너를 만났구나!' '반갑다, 반가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