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너무 헐렁한데?" 본격적인 추위가 아닌데 이제 내복을 다 찾는다. 시간이 흘러가며 돈 주고 사기 어려워지는 것 중의 하나가 동네 문구점에서 우표사기라 여기는데, 고무줄도 동대문이나 남대문시장에 가야 할지... 별일이 아닌데 별일처럼 느껴졌다. 머릿속으로 고무줄을 기억하고 있으며 .... 며칠이 흐르고.... 난, 누가 무슨 부탁을 해올 때면 나름 한계상황(限界狀況)이 있다. 이 정도를 넘으면 성의가 없다고 할 거야, 하는... '오늘쯤은 해놔야 할 텐데......' 이사 오기 전, 시집올 때의 반짇고리가 색도 바라고 너무나 낡아 다시 사야 하나? 했다가 얼마나 바느질을 한다고 다시 산단 말인가! 실, 바늘...그냥 비닐에다 넣어두고 쓸까? 아니지, 갖고 있는 보석도 없으니 돈들이지 말고 보석함으..
어젯밤에 꿈을 잘 꾸었을까? 정작 꿈은 생각나질 않지만 오래전에 가야금을 같이 배웠던 분에게서 뜻밖의 전화가 왔다. 그녀는..... 아니, 그 스님은..... 처음 배울 때는 아가씨였지만 도중에 머리를 깎으신 분인데, 지나간 세속의 사람들 전화번호를 다~~지웠다 생각했지만 어쩐 일인지 내 번호는 아직도 남아있어서 보통의 인연은 넘는다 하시며 다소 목소리가 상기되어 있으셨다. 그러잖아도 연습하셨던 가야금을 하나 지니시고 계신데 스님 공부하시기도 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벅차서 계속 배우지를 못하셨다며 가야금을 가져온 친구 분께 도로 갖다 주기시도 뭐하고 무작정 모르는 강습소에 가서 맡기기도 그러셨다며 혹시, 지금도 배우고 있냐고 하시네? 혹시? "네,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스님은 깜짝 놀라며 가야금 맡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