分家해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밖에서 식구들 모임이 있었을 것이다.다들 보내고 어머님과 둘이서 남았는데 그동안 같이 끓여 먹던 情이 있어서 그랬는지,이렇다 말은 없어도 그냥 헤어지기가 섭섭하여 선뜻 돌아서질 못하고 있는데...마침 가까운 곳에 꽃시장이 있으니 구경이나 하자며 들어섰다. 요즘처럼 쌀쌀한 이른 봄날이었지만 팔려나온 꽃들이 넘쳐나 바닥에까지 널브러지고...햇볕을 쬐며 천천히 돌아 나오는데 어머니께서 군자란 두 포기를 사시며 한 포기를 주셨다.나란히 있던 꽃을 나눠 들어서 그런가 확실히 섭섭함이 덜해져 돌아왔던 기억이 아직도 삼삼하다. 난, 어머님이 주신 군자란이라 특별히 정성을 들인 것은 아니었지만,주신 꽃이니 최소한 죽이지 말고 오래오래 키우겠다며 햇볕이 작은 집이어서...마당에 내놓기 ..

떡국 끓여서 아침을 먹고 어머님 곁에 누웠는데 조금 자라고 하시고선 텔레비젼을 보시며 연신... "이 연속극 재밌다, 보니?" "둘째 며느리가 아주 못 됐어...." 눈을 감었다 이따금 말대꾸는 해드려야 하고... 요번에는 좋아하시는 레슬링이 나왔는지... "얘, 존시나 나왔다." "아, 네...ㅎㅎㅎ..." 추석 때만 해도 아침을 먹고는 집에 와서 청소를 하고 오후에 식구들이 오면 다시 갔었는데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우는 동안 누군가 오면 어쩌나 어려워하셔서 눌러있으려니 방은 건조해서 코가 빽빽하여 수건을 하나 적혀 걸어 놓고 물 한 잔을 먹어도 정신이 나질 않아 햇볕 쬐고 온다며 밖으로 나섰다. 부침개를 쭈그리고 해서 그런가 다리가 얼마나 뻐근하던지 한발 한발 옮기며 반 바퀴를 돌아 몸에 기름칠하고 내..